[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베트남과 우리나라의 축산 현황과 연구 동향에 대해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돼 귀추가 주목된다.
건국대 코이카(KOICA) 베트남국립농업대학교 축산고등교육센터(KUVEC, 이하 축산고등교육센터)는 28일 건국대학교 법학관 102호에서 제2회 한베국제공동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축산고등교육센터장을 맡고 있는 김수기 건국대 동물자원과학과 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한국과 베트남의 양국 축산분야와 연구 현황을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베트남 국립농대 축산대학의 고등교육 지원사업을 통해 마련됐다”며 “성공적인 상호 교류로 베트남 축산발전의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심포지엄의 주요 내용을 짚어봤다.
# 한·베트남 축산업 교류
심포지엄의 발표를 맡은 연사들은 양국의 축산업 현황을 소개하고 특히 양돈산업과 관련된 내용을 심도 있게 다뤄 이목을 집중시켰다.
란 베트남 축산과학원 박사는 ‘베트남 축산과학원의 소개와 주요 연구활동’ 발표를 통해 “축산과학원은 동물의 사양, 개량, 질병 등 축산업과 관련된 전반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며 “양돈 분야에는 특히 생산량 증대와 관련된 연구가 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처럼 베트남도 2050 탄소중립 추진계획을 수립했으며 축산과학원은 탄소저감을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현웅 건국대 동물자원과학과 교수는 ‘한국 양돈산업 소개와 연구 동향’ 주제의 발표에서 “양돈이 농축산업 전체를 통틀어 생산액 1위를 굳건히 지켰던 쌀을 2022년 뛰어넘었다”며 “양돈은 2018년 이후 모돈 사육마릿수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생산액이 쌀을 뛰어넘을 수 있었던 이유는 비육돈 사육 규모가 유지되는 등 생산성이 향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가 통계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양돈 농장 수는 2017년 이후 감소하는 중이지만 돼지 사육마릿수는 매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조 교수는 “사육 농가 수가 줄고 있음에도 사육마릿수가 지지되고 있는 이유는 양돈 농가의 전업화가 이뤄졌다는 의미”라며 “최근 연구 동향만 봐도 생산성 개선과 관련된 논문이 전체 65%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 메탄 저감, 양국 모두 관심
한국과 베트남 양국 모두 온실가스 중 메탄을 줄이기 위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홍구 건국대 동물자원과학과 교수는 ‘한국의 대가축 메탄 저감 정책과 연구 동향’ 발표를 통해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메탄 발생량을 18% 줄이기 위해 3대 전략과 8개의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했다”며 “축분 발생량을 줄이고 급여하는 사료를 감축하는 한편 생산성은 개선하는 게 주요 전략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현재 정부의 주요 정책은 사육 기간 단축, 생산성 향상, 메탄 저감 사료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반추 가축의 장내 메탄저감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관련 논문 등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구실에서 피톤치드 오일, 녹조류, 홍조류 등을 활용해 장내 메탄 저감효과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일부 물질의 경우 마지막 실험 단계를 진행 중으로 획기적인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협 베트남국립농업대 축산대학 교수는 ‘온실가스 감축 정책 기여를 위한 착유우·건유기 소의 장내 메탄배출계수 설정’ 발표에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한 국가가 147개 국가이며 이 중 103개 국가가 전체 메탄 발생량의 40%를 배출한다”며 “베트남도 인구가 꾸준히 증가해 환경오염이 심각해지고 있으며 농사를 짓는 면적이 전체 면적의 20%에 불과해 농지를 통한 탄소저감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협 교수에 따르면 현재 하노이의 젖소 농장에서 장내 메탄 발생량과 관련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는 “젖소 농장에서 일반 사료를 급여했을 때와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힌 사료를 급여했을 때 장내 메탄 발생량을 측정하기 위해 그린피드 장비를 활용하고 있다”며 “하루 8번 3시간마다 3~5분가량 메탄 발생량을 측정하고 3일 동안 반복함으로써 평균 배출량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베트남, ASF 돼지 항체 관련 연구 진행
베트남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걸린 돼지의 유전자 내 항체와 관련된 연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득룩 베트남국립농업대 축산대학 교수는 ‘ASF 감염 생존 돼지의 내성 관련 단기염기다형(SNPs)’ 발표를 통해 “이론적으로 ASF에 걸린 돼지가 모두 죽어야 하는데 일부 돼지는 ASF에 걸렸음에도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생존한 돼지의 유전자 샘플과 사망한 돼지의 샘플을 비교해 어떤 유전자 때문에 생존하는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득룩 교수는 “생존한 돼지의 62%가 항체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돼지들이 ASF에 감염됐을 때 체내 바이러스 침투율은 7%에 불과했다”며 “이는 유전자 내 염색체에서 항체를 가진 SNPs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추가적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지원이 이뤄진다면 조금 더 획기적인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 양돈 ICT 우수 기술 홍보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국내 양돈 정보통신기술(ICT) 우수 기술을 보유한 업체에 대한 소개도 이뤄졌다.
이일석 ㈜엠트리센 상무이사는 ‘한국 축산 ICT 현황 소개’에서 “우리나라는 유럽 선진국 대비 양돈산업의 역사가 짧고 기후 여건도 좋지 않아 생산성이 낮은 문제가 있다”며 “최근에는 농가 경영주의 고령화와 더불어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엠트리센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고자 인공지능(AI) 기반 임신사 정밀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는데 모돈의 자동체헝 측정과 최적의 경제형질 설정 후 사료를 자동으로 공급함할 수 있다”며 “AI 기반 분만사 정밀 관리 시스템을 통해 분만·포유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산·폐사를 막을 수 있고 ICT 기기·데이터 통합관리 플랫폼을 바탕으로 손쉽게 농장을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엠트리센은 현재 AI 비육사 정밀관리 시스템과 간호분만 로봇도 개발 중이다.